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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Life

강남 씨푸드 써클팜스, 써클팜즈, Shabu, Sushi Restaurant - Circle Farms-


2009년 9월 6일의 저녁, 두명의 인영이 강남에 발을 내딛는다.

본인(이하 L)과 친구 (이하 Y라 칭함)가 서울의 유흥가 강남을 정ㅋ벅ㅋ 하고자 고작 경기도민 주제에 나타난 것이었다.


L: "여어 Y, 우리의 발 아래 정ㅋ벅ㅋ당할 곳이 바로 이곳이야"

Y : "ㅄ... 닥치고 할일 빨리 끝내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

L : "훗 정복자의 마음가짐이 부족하군, 오늘부터 엑셀사가 1~19권을 하루에 3번씩 읽도록 해"


그렇게 방황하다가 쇼핑이 끝나고, 배가 너무 고파 바로 옆에 있는 친구끼리 서로 잡아먹을수 있을것만 같은 상태가 되었다.


Y : "야이 생키야... 열라 배고파... 우리 밥먹자, 엉? 임마? 응?"

L : "아...알겠다 친구여, 나도 마침 배가 고픈참이니 저녁을 먹도록 하지, 강남엔 사보텐이라는 가게가 유명하다 하는구나"

Y : "사보텐 맛있지"


이때 어디선가 접근한 알바가 친근한척 선전하며 무언갈 나눠준다.

"오셔서 드시고 가세요~"
"맛있어요~"
"CGV 지하 1층입니다~"


이것만


받지 않았었어도


아니, 받고 문구만 읽어보지 않았었어도.


난 그 지옥에 빠지지 않았을거다.


씨푸드에 혹하는 본 주인장... 토다이 가려다가 마침 이런게 있길래 들어갔다...




써클팜스의 간판


과연 다른 의미로 1호이긴 하지.


30% off였을까... 과연...


써클팜스, Circle Farms

잊지 않으리


Welcome to the Abyss


이것이 지옥문임을 깨닿는데는 1시간이면 충분했다.


깔끔한 인테리어, 기다리는 커플도 보인다.

저 커플은 향후 우리 앞에 마주앉게 된다.


카운터

여기까지의 인상은 좋았다.

15000원에 스시, 샤브를 마음껏 먹을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난 혹했지.

실내에서 찍은 사진도 있으나, 종업원이 요청하여 더이상 올리지 않겠다.


그리고 자리에 앉고 무언가 잘못됨을 깨닿는데는 정말 몇분 걸리지 않았다.

회전하며 돌고 있는 접시엔, "푸성귀, 풀, 풀, 풀, 쿠키, 젤리, 쿠키" 만이 가득했다.

L : "어이 친구... 우린 저녁을 먹으러 온게 아니라 후식을 먹으러 온거였나"

Y : "...아냐 곧 나올거야"


일단 샤브샤브를 먹기 위한 육수가 준비되지 않았다.

10분후에야 '말을 해야' 나왔다.

하지만



샤브샤브가 하나도 없어!??


종업원에게 말하자 죄송하다며 샤브샤브 접시를 아예 순서를 무시한채 갖다 준다.

...그런데


샤브샤브 고작 두조각이야!??

육수에 참방참방 담궜다가 꺼내 먹기를 두번 하면 아무것도 없다.

가뜩이나 빨리 익는 샤브샤브인데, 그야말로 순식간에 다시 장난감을 빼앗긴 어린아이처럼

다시 멍하니 회전하는 행렬을 감상할뿐.

근데 먹어봤는데...


샤브샤브가 질겨!??


샤브샤브는 자고로 부드러운 고기... 입에서 녹는...

그래 그런거다.

근데 이건 질기기 이루 말할데 없다. 뭐랄까 -_-, 10000원 샤브샤브 뷔페인 '샤브미' 보다 못한 샤브샤브였다.

비단 이것은 우리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옆자리의 커플도 마찬가지.

커플男 : "저기요"

종업원 : "네"

커플男 : "도대체 뭘 먹으라는 건가요?"

...

그렇다, 우린 뭘 먹어야 할지 모르는 상태다.

가끔 초밥이 지나가는데, 우리가 두세번 집고 나면...

뒷 커플들이 하나도 못먹을까봐 미안해서 보내줬다.

그렇게 시간을 때우다가, 가끔 지나가는 샤브샤브를 굽다가, 종업원의 한마디가 떠올랐다.

종업원  : "샐러드바는 마음껏 이용하세요 ^-^"

아하 그래 샤브샤브는 둘째치고 샐러드라도 먹어야겠다.

...샐러드바가 비어있어!??


아하, 회전하는 음식에 집중하라는 뜻이구나.

조용히 지나가는 조개를 끊임없이 담아 조개탕을 만드는 Y군.

지나가는 전복, 오징어 날것을 넣어 익혀먹는 L, 그리고 지나가는 과일을 먹는 L.


무료한 시간이 지나가고 초밥이 지나가길래 먹었다.


...초밥의 밥이 차갑고 딱딱해!??


그랬다, 내가 진짜 초밥만큼은 아무리 싸구려라도 다 먹어주는데

이 초밥은 밥은 막 냉장고에서 꺼낸듯하고... 딱딱하고... -_- 휴

... 그만하자

과연, 풀에 집중하라는 계시구나.

그런데...

...아까 본 젤리 접시가 또 지나가!??

한번 지나가신 젤리의 배열을 잊지 않는 나의 천재적 두뇌와 기억력으로 봤을때, 약 4분 37초전에 지나간 접시와 동일한 젤리가 다시 지나갔다.

물론 회전이니 돌아오는건 이해하지만.

...회전 벨트에 젤리만 가득해!??


어느순간 풀과 젤리로 점령당한 회전 벨트.

게다가 계속 보이는건 좀전에 지나간 젤리와 상추, 푸성귀들.



아무튼 좀 기다리니 사람들의 대기열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L : "W, 저사람들 이 사실을 알고 저렇게 즐겁게 기다리는 걸까?"

Y : "알면 안오지"

L : "우리 말해줄까?"

Y : "아니, 우리만 당하면 억울하잖아"

L : "아 미안해, 내가 그 부채만 보고 혹하지만 않았어도"

Y : "K나쁜새끼"

L : "K는 왜"

Y : "그색기만 같이 있었어도 그놈이 시푸드 싫어하니 여기 안왔을거 아냐, 여기 없는 K가 잘못임"

아하 그랬다, K 윌뽜쓃뛁 색귀 모든건 다 이놈탓이었다.



그랬다 우린 그냥 얌전히 있었다.

그리고 그냥 지나가는 과일이나 주워먹으며 있을 무렵
(정말 구워먹을 샤브샤브가 지나가지 않는다)


음식점이 정전이야!??

그랬다, 식당 전체가 정전이 되었다.

웃긴건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는게 아니라, 이럴법도 하다는 듯한 피식피식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사방에서 점원의 죄송하다는 말이 울려퍼지고 전기가 복구되었다.




그런데 또 정전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이 들어오고 우리 일행과 내 앞자리 아까 그 커플들은 웃느라 정신이 없었고, 우리도 미칠듯한 폭소를 터트리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대기손님들이 사라졌어!??

아 절반쯤 빠져나간거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왠만하면 15000원어치 먹고 나오려고 했는데... 도저히 짜증나서 -_- 그냥 나오려고 했다.

종업원이 다가와서 말했다.

"금일 오픈기념으로 15000원인데, 정전도 되고 너무 죄송해서 10000원에 해드리겠습니다"


[System] L과 W는 기분이 3 좋아졌다.


그렇게 10000원 확ㅋ정ㅋ을 받고 계산을 위해 카운터로 갔다.

난 Y에게 10000원을 주고 (카드깡) 성뻗정 할것 같아 그냥 나왔는데, Y는 한소리 하고 나온 모양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아까울뻔한 돈.


정리해보겠다.

써클팜스의 문제점


1. 신선하지 못한 재료
- 샤브샤브는 신선함과는 별개로 질기다. 이것은 샤브미 10000원짜리 뷔페에만 가봐도 비교가 된다.
당장 부드러운 걸 먹고 싶으면 딱히 고가는 아니지만 해링본, 아니 정성본 샤브수끼에나 가도록
- 그리고 샤브샤브가 분명 냉동이었다. 냉동임을 탓하는게 아니라, 냉동이면 그냥 덜어서 접시에 두면 되잖아?
그런 면에서 도대체 이 lead time은 설명이 안된다.
- 초밥의 밥은 딱딱하다. 만들어진지 오래된게 분명하다.

2. 회전 접시에 담은 음식의 불균형
- 사람이 몰리는 시간을 안다면, 아니 당연히 눈이 있다면 접시에 무엇이 지금 편중되어 있는지 확인했어야 한다.
아니면 요리사가 부족하거나.
- 적어도 테이블에 앉은 사람 팀 x 2배수 정도의 샤브샤브는 언제나 회전 벨트에 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 스시도 마찬가지다, 본격 샤브&스시 레스토랑을 표방했다면 적어도 물건은 충분해야지.
- 이 방법이 아니라면, 샤브샤브는 아예 x인분어치로 줘버리는게 나을것이다.

- 내 옆자리 커플 말고 맞은편의 여자여자 친구끼리 온 팀은 돈 됐다고 그냥 나가버렸다.

3. 친절한 종업원
- 종업원은 친절하다, 정말 친절하다. 하지만 접시가 2개 쌓일때마다 나타나서 접시를 치우기 보다는
'우리의 찜찜한 마음을' 치워줘야 하지 않을까??

4. 회전벨트의 설계실수
- 회전벨트가 딱 붙어있기 때문에, 주방은 가운데에 편중되있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지나가는 접시를 앞에서 가로챌(?) 확률이 커진다.
그럼 중앙에서 멀리 떨어진 사람들은 그냥 풀만 보는겨
- 여기서도 나타나는 수도권 집중화의 문제점(?)


5. 부가적으로
- 샐러드바는 준비가 안되있었다.
- 파스타 코너도 분명 종업원이 안내는 해주었다만, 그날의 분위기로 봐서는 분명 안됬을것이 뻔한 전개.
- 음료수에 물을 너무 탔다, 콜라에 탄산이 안느껴져.
- 샤브샤브말고 다른, 특이한 재료에는 안내푯말 조그마한것이라도 달아둬라, 도대체 먹기 힘들어보이는 해삼멍게 같은게 지나가는데, 알아야 넣지


내가 이 글을 쓰는건, 써클팜스가 망하길 바래서 쓰는게 아니다.

나또한 시푸드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합리적 가격에 시푸드를 마음껏 먹을수 있는데가 늘어나는건 환영한다.

하지만 현재 상태로 9/9, 즉 이 글을 쓰는 이날이다. (물론 써 온건 일요일저녁부터이나, 바빠서...)

이날 그랜드 오픈을 한다는데, 불과 3일 사이에 저것이 다 수정되었을거라고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하루에도 시대의 흐름을 못맞춘 점포가 하나씩 없어진다는 강남인데, 과연 써클팜스가 살아남을수 있을지 걱정된다.

그게 걱정되서 지적해주는것이다.

부디 다음 방문때는 (할지 안할지 모르겠으나) 내 마음에 드는 가게로 변해있으면 좋겠다.

(망하면 곤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