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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Music

파이날 판타지, 파이널 판타지 오케스트라, 디스턴트 월드, Final Fantasy Orchestra, Distant Worlds




일어나라 국내 10만 파판빠들이여!!



일찌기 율곡 이이가 주창해 정식 국가 정책으로 책정된 십만파판빠 양성설
의해 한국에도 수많은 파이널판타지 팬들이 생겼다.

모르긴 해도 연세가 있으신 분들중엔 파판 4 이후로 접해본 사람이 꽤 될거고,
요즘들어 접한 사람이라면 빠르면 파판 X 이후로 정식발매의 세대 이후가 될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모두가 꿈에만 그리던

말그대로 실현이 될리가 없ㅋ엉ㅋ 라고 생각하던 파이널판타지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한국에서, 서울에서 열리게 되었다.

사실 공연 안내 공지를 보고도 뻥치시네 했었는데

진짜 했다!!

갈까 말까 1초당 60hz로 고민을 하다가, 결국 혼자 가기엔 좀 그렇다는 결론을 내렸었다.


그렇게 예매 시간이 다 갈 무렵, 갑자기 아는 지인에게 가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았다.

파티를 못구해 전전긍긍 앓다가 죽어가던 나에게 그야말로 희소식

거부할리가 없는 나는 당연히 그분과 파티를 짜서 예매를 알아보고,
 yes24에서 쌩뚱맞게도 중앙부 R석이 아직도 느긋하게 한줄 남아있길래 -_-

당당하게 오케스트라 관람에 제일 좋다는 중앙 뒤쪽부분에 앉을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기다리던 공연을 엊그제, 2월 6일 토요일에 보고 왔다.


예술의 전당에 도착하니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있었다.

어라라? 이 사람들이 다 파판을 들으러 온건가??

게임이라고 하면 적어도 우리나라에선 좋은 시각으로 비춰지지 않는다는걸 너무나 잘 알기에
사람들이 , 그것도 너무나 평범한 사람들이, 거기에다가 더욱더 매칭이 안되는 40~50대분 부부들까지

도대체 내가 제대로 찾아온게 맞단 말인가?? 젊은층이야 그렇다 치고, 중년의 부부들까지??


여하튼간에, 사람들이 줄을 잔뜩 서있길래 티켓인줄 알고 줄서서 기다리니 티셔츠랑 OST줄이더라.

이건 제끼고 티케팅을 하고 공연장 안에 들어갔다.

주변을 보니 여자친구, 혹은 남자친구에게 영문도 모르고 끌려온 사람이 많았다.
대화내용을 들어보니

"자기야, 파이날판타지가 뭐냐 하면 중세나 미래를 바탕으로 환상적인 세계에서 사랑과 우정의 대서사시가..."

라고 설명을 하고들 계신데, 이미 당신의 파트너는 당신을 이상하게 쳐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아무튼간에, 공연의 막이 오르자 단원들이 들어오고 콘서트 마스터가 들어왔다.
콘서트 마스터가 조율을 마치자 지휘자가 들어오고, 작곡가 노부오 우에마츠씨가 무대에 올라 일본식으로 인사를 하였다.

VIP석이라는게 굉장히 애매한 자리에 있길래 뭔가 했더니, 노부오씨와 같은 줄에 앉으면 VIP석이더라 -_-;;;



난 잘 몰랐는데, 프로그램들중 난 FF 7만 알줄 알았는데, 의외로, 정말 의외로 많은 음악들을 내가 알고 있더라.

뭐지? -_ -;; 어디서 들은거지, 음도 정확히 따라하고 있어!!




진행은, 음악이 연주되거나 코러스가 들어가며, 뒤쪽 화면에 해당 시리즈 영상을 틀어주는 것인데, 이 싱크로가 묘하게
잘 맞아서, 보는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하였다.


몇가지 인상적인 곡들은,

1부에서의 승리 테마, 파판팬들이라면 한 편을 깨면서 1000번씩은 들을 바로 그 테마. 빠바바빠바 빰빠바~~

정말 딱 이것만 연주하고 끝났다 ㅡ.,ㅡ;;

Liberi Fatali도 알고 있고(왜인지 모르지만)
Victory Theme는 말할것도 없고
To Zanarkand도 왜인지 알고
Dont be Afraid도 알고 있따!? 난 파판 8 안했다고!!
Fishermans horizon은 전혀 모르던 노래고...
Swing de Chocobo는 파판때마다 나오는 거니까 알고 - _-;;
Dear Friends는 전혀 모르는 것..
Love Grows는 모를리가 있나, Eyes on me인데;;
Memoro de la stono는, 파판 11의 경우 온라인 게임이라 안한사람이 너무 많아서,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을 것이다.
Man with a machine gun의 경우 파판8의 라그나 테마인데.. 난 기억 안난다;;

여기서 1부가 끝나고

내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2부가 시작되었다.

하이라이트는 2부에 다 있다.

Opening - Bombing Mission의 경우, 파판7이 처음 등장할때의 충격과 공포를 기억하는 게이머라면, 모를수가 없다.
Suteki da ne, 솔직히 이수영씨의 팬도 아니고 안티도 아니다만... 이날의 노래는 솔직히 실망이었다.
                    한글인데도 알아들을수 없었던 가사, 뚝뚝 끊기는 노래. 불안한 음정.
FF IV 음악이라는데... 들어보지도 못했던건데 알리가 없지 ㅋㅋ, 아마 스쿠에니가 FF XIII 똥망하고 빨리 개발시작한듯...

다음이 드디어 내 99000원이 아깝지 않게 해준 음악이다.

Aerith's Theme!!!

영상과 함께, 음악이 울려퍼지기 시작하는데, 처음엔 몸에 소름이 돋았고, 나중엔 왜인지 모르지만 볼을 따라 무언가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지고 있는게 느껴졌다.
닦을 생각도 못하고, 멍하니 감상하고 말았다.

어드벤트 칠드런 계열의 영상도 나올까 싶었는데 그냥 순수 7의 영상만 틀어주었던 점은 살짝 아쉬움.
(보다 보면 각 시리즈별로 영상이 나오는데... 8의 리노아가 어릴땐 그렇게 이뻐보였는데, 지금 보니 무섭다 ㅡ.,ㅡ)


다음은 J-E-N-O-V-A

이 곡은 찌질한 세피로스의 테마이다.

다음은 Ronfaure라는데... FF XI 해본사람?? 있나?? 모르는음악

이제 하이라이트로 돌입하는데...

오페라 테마... 이건 6를 해본 사람은 들으면서 다 울었다고 하는데... 6를 못해봤다 -,.-;;


다음은 티나의 테마, 왜 테라로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이게 나올때 같이 간 분이 내가 에어리스 테마 들을때와 같은
생리현상을 일으켰다.

음악이란 위대한 것이지...


그 이후 노부오씨가 나와서 이런저런 이벤트 후 편익의 천사 공연후 마무리.


단 한줄평은,

단 한곡만으로도 99000 R석 값이 아깝지 않은 공연이었으나 만점은 아니다.



솔직히 오케스트라 자체는 약간 아쉬운 점이 있었다.

1. 이수영씨의 불안정함 - 보는 나조차 조마조마 했다, 한글인데 못알아듣겠고, 결국 삑사리도 났고.

2. 음량이 약간 작지 않았나... 물론 작은건 아니지만, 날 압도해주는 정도의 음량을 기대했는데 (그렇다고 무작정 크기만 한건 아니고) 감싸주는 정도의 음량이었다. 개인적으로 Bombing Mission같은건 확 압박이 왔으면 했다
이수영씨 노래때 우측 스피커에서만 노래가 들리던데??



3. 미묘하게 가끔 틀리는 악기, 내가 무슨 노다메 칸타빌레의 치아키마냥 "거기 뭐시기 반음 낮아!!!" 이런건 못하지만, 어느 순간 가끔 악기가 여럿이 동시에 시작해야 하는데 한개가 반의반의 반박자 정도 늦게 들어간다거나... 그런 부분이 몇번 느껴졌다. 내가 뭐 음악 전공도 아닌데 쥐뿔 모르는 새퀴가 어디서 ㅈㄹ임, 라고 하면 할말 없지만, 거슬린건 거슬린거다.
일부러 그러신거면 내가 할말은 없음


그렇게 감상하고 굿즈를 사오고 공연은 끝났다.



이것이 세트 굿즈, OST와 허접한(...) 티, 기념으로만 모셔둬야겠다.


이것이 OST


이정도가 들어있다.

난 1,3,10,13번 트랙을 애호할듯



속지


어딘가의 공연장면


CD모습

어서 아이팟에 넣어둬야겠다





이쯤에서 적절하게 감상문은 끝내고 잡설 하나만 하자.


우리나라는 70~80년대부터 묘하게, 게임 = 탈선의 지름길, 이라는 인식이 박혀있어서, 어릴때부터 오락실에 한번 갔다가
부모님에게 걸려 조난 쳐맞은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것이다.

이럴때 일본에서는 거의 국책사업(?)이 되어서, 지금은 전세계 게임계의 1/3정도는 일본산이고 (온라인 게임은 예외로 치자)
지금도 콘솔쪽에서 우리와 완성도를 비견할 바가 아니다.

물론 일본산 게임에도 아놔 ㅅㅂ 이걸 작품이라고 만든거임?? 라는 게임도 있고, 우리나라 콘솔게임에서도 KUF시리즈라거나
만들다마릇다 시리즈라거나, 디맥, 팡야포터블등등 걸출한 국산 콘솔게임도 슬슬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저변에 깔린 인식은 여전히 게임하면 오덕이니 뭐니, 오타쿠니 뭐니로 보는 시선이 강하고 (특히 비디오게임)
장래성이 훌륭한 산업으로 인식됬던 일본에서는, 이 파이널판타지라는 게임 하나로, 하나의 문화(까지는 거창하지만)를
생성해내었다.

일단 게임부분은 말할것도 없고, 음악부분, 영화부분(똥망한 파이널판타지도 일단은 영화다), 피규어, 그외 케릭터 산업
무수한 관련산업의 연계가 가능했다.

우리나라가 저 인식을 갖고 게임하면 쳐맞네 어쩌네 할때, 우리가 그토록 미워마지않는 일본은 어땠나??

안좋은건 정말 빨리 배워오면서, 이런건 안배우려고 하지...


솔직히 50대 부부가 오시는것 보고 놀랐다. 이게 문화의 힘이지.

혹시 파판, 즉 게임, 게임 오케스트라 갔다 왔다고 오타쿠라고 부를텐가?? 당신의 그 편협하고 졸렬한 사고방식에 안타까움을
표하고 싶지만, 엮이는 것조차 귀찮으니 그냥 넘어가자.

베토벤이 환생해서 만화 OST 작곡했다면 그거 듣고 와도 덕후라 부를 기세들이군.





연결 잡설로 하나 더.

화성인 바이러스에 나온 오덕 페이트로 오덕이 이슈가 되는 지금, 오덕 페이트가 니들한테 피해 준것도 없는데 왜 까냐고??
그 사랑은 대상이 잘못 지정되 있을 뿐이지만 아가페적인 사랑이니 너희들보다 고귀할지도 모른다고??

피해를 주는게 있으니까 까지... 제정신으로 안보이니까 까지...

주변에서 내가 비디오게임한다고 하면 혹시 님도 그 방송에 나왔던 분처럼 사냐고 물어본다. 환장할 노릇.
난 깔 생각조차 없었으나 저런 말까지 듣고 내가 기분이 좋을리가.

오덕 페이트 정리판이라는 글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아 저런짓까지 (차마 말은 안하겠다)

더 깔 힘도 없으니 그냥 여기까지 하고 기억에서 지우겠다.


오덕 페이트라는 몇몇 특별한 부류를 제외한 게이머는, 말그대로 게이머다.

남들이 술 마시고 나이트가서 춤추고 어떻게 하면 남자나 여자와 하룻밤 화끈하게 놀까를 고민할때
독서 좋아하는 사람이 오늘은 무슨 책을 살까 고민할때
음악 감상하는 사람이 오늘은 어떤 음반을 살까 고민할때
낚시 좋아하는 사람이 감성돔 낚는 법을 연구할때

(몇몇 특별한 부류를 제외한)게이머들은 그냥 게임을 할 뿐이다. 귀하들에게 오타쿠라고 까일 이유가 없단 말이지.

일본 만화나 게임을 즐기면 오타쿠고, 미국 드라마를 보면 뉴요커?? ㅋㅋㅋ 헛소리도 정도껏 해야 귀여운 법이다.

※ 몇 친한 지인들끼리 서로 자학개그(?)로 오덕이니 덕후니 십덕이니 하고 노는것까지 이런 글 내용에 포함될건 아니다.